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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XC40 B4, 세이프티 & 미니멀라이프

시승기

by 차이슈 2021. 3. 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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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몸집을 줄인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과감히 버린다. 부피가 크면 손이 많이 가고, 손에 쥔 것이 많으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필요한 것만 그리고 쓸모 있는 것들만 지니려 한다. 

 

글, 사진 ㅣ 주영삼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한다. 자동차도 작고 실용적인 해치백을 좋아한다. 물론 운전의 재미도 빼먹을 수 없으니 핫해치를 사랑하는 편이다. 근데 XC40을 만난 후 처음으로 흔들렸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이가 생긴다면 볼보에서 만든 이 작고 야무진 컴팩트 SUV를 구매할 것만 같다.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작지만 당당하다"

 

보다시피 작고 아담하다. 볼보 브랜드 특유의 패밀리 룩을 입고 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비율의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볼보의 심볼인 아이언 엠블럼이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양옆에 박힌 시그니처 LED 헤드라이트는 토르의 망치라고 불리는데, 형제인 XC60, XC90과 달리 끝부분이 Y자 형태로 디자인되어 좀 더 날렵한 눈매를 가지고 있다. 그 아래로는 헤드라이트 형상과 비슷한 가니시가 안개등을 품고 있다.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옆에서 바라보면 날렵하고 단단한 인상은 오간 데 없다. 체급을 들킨 듯 그저 귀엽고 짜리몽땅하다. 다행히도 앞뒤 오버행 길이가 짧아서 못난이 비율은 피했다. 펜더에는 SU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색 플라스틱 몰딩이 발려있다. 그 안에는 펜더를 가득 채우는 235/50/R19인치 타이어가 들어가 있어, 속된 말로 짜세가 나온다. 가장 재미있는 디자인 요소는 벨트라인이다. 2열 손잡이 부분부터 한껏 솟아오르는 크롬 라인이 볼보 SUV 형제 중, 막내만의 발랄한 매력이 된다.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다 좋은데 엉덩이가 마음에 안 든다. 볼보 특유의 리어램프 형상은 보면 볼수록 괴기하다. 또 머플러 팁이 없다. 친환경 모델인 건 알겠다만 그래도 막내고 라인업 중 조금 더 스포티한 모델인데, 가짜 팁이라도 달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넓적하고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와 테일게이트의 빵빵한 볼륨감을 위안으로 삼는다.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여백의 미 & 프리미엄"

 

두터워서 안전할 것만 같은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선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나 볼보에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현세대 볼보 브랜드의 인테리어와 일치한다. 여백의 미가 강하고 심플하며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은 3포크 타입이다. 그립감도 괜찮고 마감도 프리미엄 브랜드에 적합하다. 계기판은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들어가 있다. 시인성도 좋고 오너의 입맛에 따라 화면을 커스텀 할 수 있어 재미가 있다. 아쉬운 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없다는 점.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대시보드 중간에는 9인치 터치스크린이 있다.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터치감과 조작성이 용이하다. 센터 터널에는 인스크립션 모델에만 적용되는 2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 유리 제조사 오레포스사의 크리스탈 기어 레버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사실을 고지한다. 그 앞에는 무선충전기가 있고 카드홀더가 있으며, 암레스트에는 작은 휴지통도 달려있다.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2열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헤드룸과 레그룸은 컴팩트 SUV라고 보기 힘들 만큼 여유롭다. 물론 등받이 각도가 꼿꼿이 서있고, 시트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썩 좋은 착좌감은 아니다. 다행인 건 2열 송풍구가 있고 열선시트 그리고 폴딩 시 풀 플랫이 된다는 점이다. 현시대에 유행하는 미니멀라이프와 레저문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특한 녀석이다. 아! 트렁크 용량은 460리터, 폴딩 시 최대 1336리터까지 사용할 수 있다. 178cm인 필자가 눕기에는 조금 모자라다.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부족함 없는 힘"

 

달려보기 전 엔진룸을 열어본다. 녀석의 뼈대는 볼보의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 CMA이다. 파워트레인은 2000cc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인 B4 엔진으로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197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모터는 출발과 급가속 시 14마력을 더하며, 그렇게 만들어진 211마력은 스웨덴 할덱스 사의 4륜 구동 시스템으로 네바퀴에 골고루 전달된다. 아쉬운 건 다름 아닌 연비다. 하이브리드 모델 치고 제원상의 복합연비 10.3km/l는 실망감을 감추기 힘들다. 실제로도 비슷하고….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도로 위로 올라선다. 200마력 언저리의 출력으로 제법 잘 달린다. 급가속 시 약간의 노즈 업이 있지만 뒷바퀴에도 동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전륜구동 모델처럼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아도 된다. 그에 반해 브레이크는 아쉽다. 브레이크 페달의 세팅이 국산차 대비 꽤 깊이 밟아야 하기 때문에 밀린다는 느낌을 받게끔 한다. 또한, 회생 제동 시 생기는 위화감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부드러움 & 안전함"

 

승차감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시승차량은 인스크립션 트림으로 가장 하위 모델인 모멘텀 트림과 함께 다이나믹 섀시가 적용되었는데, 약간 높은 패밀리 중형 세단을 타는 것처럼 하체를 어루만져 놓았다. 또 다른 트림인 R디자인의 경우 스포츠 섀시가 사용되어 좀 더 단단하고 좌우 롤링이 적은 서스펜션 세팅이다. 다이나믹 섀시도 코너링 성능과 고속 안정성이 괜찮은 편이므로 욕심낼 이유는 없지 싶다. 소음은 풍절음보다는 노면 소음이 더 올라오는 편이지만, 규정속도 안에서는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나 안전이다. 지겨울 정도로 볼보라는 브랜드 뒤에는 ‘안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파일럿 어시스트, 거리 경보, 운전자 경보 제어. 차선 유지 보조,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 시티 세이프티, 사각지대 경보, 교차로 경보 및 긴급제동 서포트, 측후방 경보 및 후방 추돌 사고 등 수많은 안전 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파일럿 어시스트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더불어 조향까지 도와주는데, 차로의 중앙을 유지하고, 차량 간의 간격을 확인하면서 똑똑하게 달리는 모습을 보면 졸음이 몰려올 정도다. 또한, 65km 이상에서는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가 자동으로 작동되어 운전자의 실수를 적극적으로 보호한다. 굳이 아쉬운 부분을 뽑자면 완전히 시스템을 끌 수 없다는 점이다. 때때로 원하지 않아도 스티어링 휠의 인위적인 움직임을 느껴야 한다. 뭐 볼보의 안전 철학이니 이건 감수하는 것으로.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미니멀라이프+세이프티=XC40"

 

XC40을 보낼 시간이다. 필자는 녀석과 함께하는 내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북유럽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는 감성은 사치스럽지 않아 좋았고, 덩치 큰 자동차가 아닌 작은 차를 몰아 미니멀라이프에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았다. 덤으로 언제든 나를 지켜줄 것만 같은 든든함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즐기게 만들었다. 이러한 점이 볼보 코리아가 내놓은 SUV 중 가장 많이 판매된 XC40의 찐매력이 아닐까.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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